저녁에 공원에서 육로도법을 조금 연습해 봤다.
공원에서 권법 하기는 눈치 보이고, 봉은 너무 크고, 칼이 적당한거 같다.
투로도 기억 안 나는데 연습해서 뭐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는 것도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는거 같다. 동작 자체가 안 되서 그걸 고민하는 것으로도 여러가지 생각이 떠 오른다.
우선 궁보로 몸을 돌리며 칼을 똑바로 내리치는 동작(육로도법을 연습하기 이전에 배웠던 더 기본적인 투로입니다.)이 이해가 안 간다. 궁보로 몸을 돌리는 것은 수평한 움직임이고 칼을 내리치는 것은 수직적인 움직임이라 나로서는 배합이 안 된다. 동작이 서로 도와주지 않기 때문에 몸을 돌려서는 궁보를 잡기조차 힘들다.
팔을 수직으로 돌리면서 몸을 수평으로 돌리는 동작이 우슈나 장권 등에 사실 자주 나오기는 하는데, 칼을 돌리는 것도 아니고 내리치면서 하려니 오리무중. 그러고보니 신촌 도장에서 나중에는 그냥 걸어가면서 연습하도록 (검도 따라한 느낌이 약간) 했던거 같기도 하다.
두번째로 좌반식으로 뒤를 치는 기술. 이것도 아예 자세가 안 나온다. 하긴 좌반식 자체를 해본지가 좀 오래된 듯. 궁보나 마보는 심심할 때 연습하기도 하는데, 좌반식은 잘 연습하게 되지 않는다.
도법(刀法)이라면 이런 동작들을 빨리 할 수 있어야 할테니, 동작을 매끄럽게 하는 연습을 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1차적인 연습목표가 설정.
또 요즘 의권 도장에 나가면 사범이 옆에서 칼리 연습을 하는데, 도법 연습에 힌트가 되는거 같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병장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권법과 같은 이론이 적용된다는 말은 자주 들었는데 대체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예를들어 삼절론(三節論)을 도(刀)에 적용한다면? 손이나 손목을 중절로 잡으면 될까? 그럼 팔꿈치와 어깨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권법 동작은 내가 평소에 사용하는 팔다리라서 속도를 어느정도 직관적으로 설정할 수 있는데, 도(刀)와 배합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얼핏 드는 생각으로는 자세에 대한 이해가 된다면 권법과 비슷한 속도로 움직이게 될거 같다.
자세가 정리가 안 되니까 칼을 빨리 휘두르면 그냥 의미없이 바람소리만 내는 게 되고, 느리게 휘두르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연습을 하는거 같은 느낌이 든다. 기본적으로 동작의 규격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 권법은 여러가지 권가를 구경하다 보니 대략적인 판단이 되기도 하는데, 도법은 영 모르겠다. 도법 역시 여러 무술에서 사용하는 모습을 좀 봐야 할까?
무기가 애매해서 그럴 수도 있다. 연습할 때 사용하는 칼은 환도인데, 일본도처럼 쓰기는 좀 짧고, 두께가 얇아서 중국 칼처럼 마구 휘두르는 맛도 안 난다. 또 환도나 일본도는 칼의 끝을 사용해야 할 듯 한데, 중국 도는 그보다는 약간 아래 볼록한 부분을 사용해야 할 거 같아서 느낌이 다르다. 예전에 도장 문 닫을 때 가져온 중국 도가 있었는데, 연습에 쓰려고 찾아보니 안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