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로도법 4

By kabbala

이런저런 사정 (동네 공원에서 권법하기에는 쪽팔리다, 봉은 너무 길다. 등) 때문에 시작한 육로도법 수련. 투로도 기억 안나는 걸 해야 될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역시 의외로 이런저런 시사점을 준다. (근데 그게 인생에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 그냥 PC방에서 담배피며 온라인 게임 해대는 것보다는 건강에 좋은 취미활동이라고 생각하자.)

『본국검』 책을 보며 혼자 투로를 생각해 내고, 또 칼 쓰는 요령을 글 속에서 찾아 내려니 무술을 책보고 혼자 독습하는 기분이다. 나는 여태까지 그런 식으로 무술을 연습해 본 적이 없다. (MATSUDA Ryuchi 책 한번 따라 해 본 일은 있다.)

예전 십팔기 도장에서도 권법을 제외한 병장기 기술은 세밀하게 깨달은 바도 없고, 수련 시간도 짧다. 대련이 없었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주 든다. 대련이 있으면 동작이 되던 안 되던 어느정도 스스로 자세를 교정하고 원리를 깨우칠 수 있다. (그러고보니 시연용 대련들이 있는데, 우슈의 대련과 비슷하고, 투로와의 일관성도 부족한 거 같아 안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거라도 연습했으면 좀 나았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대충 깨달은 기준들을 정리해 봤다.

경로에 순(順)하게 칼을 움직여야 한다. 칼에 힘을 주는 때는 전체 동작에서 격하기 직전의 절반 이후인데, (『본국검』에 나오는 예로 앞을 찌를 때 팔꿈치가 몸을 지날 때 부터, 십팔기 수련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타이밍을 잡을 수 있을 듯.) 아마 최후에 힘을 주는 간격이 점점 짧아지는게 좋을 것이나, 억지로 줄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 이전의 노선에 힘이 없더라도 공격 노선에 맞춰 자연스럽게 움직여야 한다. 또 완만하게 점점 힘을 주는 것보다는 급작하게 힘을 주는 것이 더 강하게 타격할 수 있을 것인데, 억지로 이걸 수련할 필요는 없을거 같고. 일단은 때리는 순간에 정신만 집중하면 (신기를 모으면?) 될 거 같다

육로도법의 기술들이 대충 3가지로 분류되는 거 같다. 몸에 감기, 가깝게 치기, 멀리 치기.

몸에 감는 것과 가깝게 치는 것은 방어의 성격이 강할 것이므로, 방어가 엄밀해야 하고 동작이 빨라야 한다. 또 대부분은 멀리 치기 위한 준비동작이 된다. 도법은 도움닫기가 길다. 앞 동작이 칼을 잘 휘두를 수 있도록 하는 준비 동작이 되어야 한다. 어느정도 원심력이 살아 있어야 하는 거 같다. 그런데 그러려면 칼을 몸에 감을 때 속도를 어느정도 유지해야 하는데 그러면 좀 난잡해 보이기도 하고, 방어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상대의 진공을 보고 나서 방어를 한다고 봐야 할까? 즉 상대가 내 몸을 도(刀)로 공격하는걸 나는 받아 내듯이 칼로 몸을 감으며 막고, 그 원심력을 살려 상대를 다시 공격. 뭐 이런식으로. (도장에서 칼리를 너무 많이 봤어)

장(掌)을 내미는 것은 상대를 잡거나 막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장을 내밀기 전 후의 칼은 가까운 거리를 공격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도 요즘 의권 도장에서 자꾸 칼리를 봤더니 드는 생각일 지도.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칼리(아르니스)가 한마디로 도법이다.) 장을 내미는 것의 또다른 해석은 (이게 좀 중국무술적인데) 상대의 장병기를 잡는 것. 근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손 다치기 딱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병기 잡는 기술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 경우라면 모르겠는데…

권법을 할 때만큼 보형을 쉽게 바꾸지 못하겠다. 특히 육로도법에는 궁보에서 궁보로 발을 붙인 체로 몸을 180도 회전하는 동작이 많은데, 한마디로 나는 이 동작을 아예 못 한다고 보면 된다. 근데 칼을 놓고 권법으로 하면 잘 된다. 무게중심의 이동 속도가 더 빨라야 하기 때문인 거 같다. 어쩌면 몸의 속도에 맞춰 칼을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 건지도. (내가 태극권과 십팔기를 자주 헷갈린다.) 특히 발바닥을 비비는 동작이 잘 안 된다. 아마 권법을 할 때 힘을 줘 버릇해서 그런거 같은데, 가볍게 움직여야 하는걸까? 남들이 하는거 볼 때 발을 중점적으로 봐야 겠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본 ‘나와 검의 무게중심이 항상 같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 뭔가 시사점이 되는 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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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Response to “육로도법 4”

  1. 질박 Says:

    moonrish라는 분, 참 대단하네요. 자기 생업을 하면서 무술 수련을 그렇게 많이 할 수 있다니, 부럽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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